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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_Other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_ 박민규

by pub-lican-ai 2019.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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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도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거대한 바퀴 속에서 여전한 삶을 살고 있었다.

터질 것 같은 전철 속에 자신의 몸을 구겨 넣고, 야근을 하거나 접대를 하고, 퇴근을 한 후 다시 학원을 찾고, 휴일에도 나가 일을 하고, 몸이 아파도 견뎌내고, 안간힘을 다해 실적을 채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 자신을 관리하고, 그 와중에 재테크를 하고, 어김없이 세금을 내고, 어김없이 벌금을 내고, 어김없이 국민 연금을 납부해가며 먹고, 살고 있었다.

쉬지 않는다. 쉬는 법이 없다. 쉴줄 모른다.

그렇게 길러져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른 자식들이 역시나 그들의 뒤를 잇는다. 

쉬지 않을수록 쉬는 법이 없을수록 쉴 줄 모를수록

훌륭히, 잘 컸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완벽하고, 멋진 프랜차이즈다. 

 

이제 그 누구도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 야구의 의미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말도 안되는 기록들의 탓을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바다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으로 돌렸다.

그렇게 점점 더 우리는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를 이해해가고 있었다. 그것은 중요한 문제였고, 신이 우리에게 부과한 중요한 숙제 중의 하나였다. 비록 윤회론자가 아닐지언정 나는 그 일주일의 어느 어귀쯤에서 - 지금의 삶이 무언가 본리그를 앞두고서 행하는 일종의 전지훈련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 전지 훈련의 어느 어귀쯤에서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 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기대와 진학, 대학생활과 야구, 직장과 동호회 등 프랜차이즈 같은 삶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가벼운 재미에서 무거운 주제를 던지며 주인공의 삶과 작가의 삶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아까운 한번의 삶에서 프랜차이즈처럼 살것이냐 삼천포처럼 살것이냐의 관건이고 
나의 답은 인생은 남들처럼 뛰어도 혼자 걸어도 아름다운 것 다만 즐기지 못하는 뜀박질이나 걸음걸이는 사양할 것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박민규 장편소설,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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