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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_Other

이방인 _ 알베르 카뮈

by pub-lican-ai 201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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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자신의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카뮈의 말이다. 
처음에 문장을 읽었을 땐 그렇지 당연하지 어느 누가 울지 않겠어 하며 '사람'을 보았지만, 책을 다 읽고 저 문장을 보니 남들이 다하는 행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문제아라고 이방인이라고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사회'를 꼬집은 말이었다.   

엄마를 사랑했는가?  네 누구나 그러하듯 어머니를 사랑했습니다. 

카뮈는 여러 가지 장치를 해두었다. 1부에서는 캐릭터를 말하는데 가장 흔하고 보통인 것 같은 사람을 묘사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는 모든 일반적인 사람과는 1개씩 다른 사고와 감정의 표현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느끼기에 한 부분이라도 어? 뭔가 이상한 사람인데?라고 느끼도록 이방인을 정의했다.
2부에서는 법정인데 판사, 검사, 증인, 배심원에 의해 타인의 시선으로 정의되는 이방인이 있었다. 그것은 그럴싸 했지만 뭔가 이상한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위 문장처럼 솔직함과 순수함을 빙자한 이방인의 문장에서 일반인은 어색함을 느끼고 그것들이 중첩되어 이방인은 끝끝내 모두에게 너무나도 이상한 사람이 되어갔다.

잘못을 뉘우치는가?  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그랬다. 솔직히 후회라기 보다 어떤 권태감을 느낀다.

이 대답은 명대사가 아닌가 싶다. 누가 법정에서 저런 대답을 할까 싶지만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법으로 따지자면 오히려 논쟁은 가벼웠다 무죄냐 유죄냐. 내가 그자리에 배석한 배심원이었다면 어느 쪽에 손을 들었을까?
엄마가 죽을 때부터 이미 범죄자의 마음으로 장례를 치뤘다는 말을 하며 엮지 않았더라도, 어찌 되었든 칼을 빼들었다는 것 만으로
총을 탕 탕탕탕탕 하여 살인을 했으니 유죄로 사회격리가 맞다고 본다. 사형까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사람으로 따지면 제목부터 이방인으로 시작해서 그래 한번 어떤 이방인인지 얘기해줘 했다가는 평범한 사람이네? 하고 뒤통수를 치더니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솔직한 대사와 행동이 이어지면서 아 아주 평범한 척했지만 뭔가 이방인이네 모든 사람을 왕따 시키는 새로운 인물이네 하더니 후반에는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더 이상한 사람들인 것처럼 옮겨간다. 판사도 변호사도 증인들도.
아주 들었다 놨다. 등장인물중 누가 더 이상하네 갑론을박하는 것은 카뮈의 즐거움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죽음에 인접해서야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되었음을 느꼈다. 마치 이 거대한 분노가 내게서 악을 쫓아내고, 희망을 비워 낸 것처럼, 처음으로 신호와 별들로 가득한 그 밤 앞에서, 나는 세계의 부드러운 무관심에 스스로를 열었다. 이 세계가 나와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마침내 한 형제라는 것을 실감했기에 나는 행복했고,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위하여, 내가 혼자임이 덜 느껴질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유일한 소원은 나의 사형 집행에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사회는 구성원에 매우 무관심하게 돌아가고 사람은 이놈의 세상. 하며 자신에게 무관심한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지만 
반대로 사회는 사회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에게는 극단적이고 적극적으로 밀어내려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여러가지 이슈가 있는 책이었다.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나는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읽었고, 혹자는 새움출판사의 번역서를 읽어보라 권했다. 작가의 의도가 얼마나 잘 번역될지는 두 가지 모두 원본을 모국어처럼 느끼고 스스로 읽어보지 않는 이상 모를 것 같다.

 

[민음사]이방인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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