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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tamp22

마법의 숫자 5.4.3.2.1 5살 후반으로 가면서 이제는 들을 만큼 다 들었나 보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기는 물론 못 들은 척 하기의 고수가 되었다. 특히 목욕하기, 이 닦기, 침대에 눕기, 잠자기 등 정상적이고 깨끗한 인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행위들을 하자고 할 때 어찌나 말을 안 듣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2가지 이유가 있다.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을 멈추고 다른 것을 하는 것에 대한 저항 나는 놀고 싶은데 저 행위들은 매일 잠자러 가는 단계로 할 때마다 나의 잠자는 시간이 다가온다는 인지 어른에게 잠자기란 휴식이자 내일을 위한 준비라면 아이에게 잠자기란 종료를 의미한다. 그들에게 내일은 없다. 오늘, 당장, 계속 놀고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른들은 그들의 잠자기 단계를 매일매일 수행하고, 1분이라도.. 2021. 1. 26.
아빠는 왜 자꾸 죽겠다고 해? 언제부터였을까? 생각해보면 험악한 말인데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 있다. 나도 젊은 친구들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섞어 쓰는 욕지거리와 비속어들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귀를 씻어내고 싶다는 생각도 하던 나름 바른말 신봉자였다. 꼭 욕설과 비속어를 쓰지 않더라도 말조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순백한 종이 같은 아이 앞에서도 마찬가지 인듯하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아이가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면 아이 C~ 이렇게 정확한 발음으로 구성지게 성깔을 내더라. 아빠는 바른말 신봉자로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쁜 말을 하면 안 돼! 라고 다그쳤다. 분명 부모에게 들은 말은 아닌 듯한데 어린이집의 친구 중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 일터 이렇게 부모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어디에서.. 2021. 1. 26.
한 숟갈 받고 서비스 마시멜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눈 앞에 있는 달콤한 마시멜로를 참아서 더 많은 마시멜로를 받아내는 아이가 커서 더 많은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아이가 참 좋아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매일 달라는대로 떠주면서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싶어서 숟가락으로 퍼주는 횟수를 제한했습니다. 요즘에도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하여 스스로 양을 결정할 수 있도록 몇 숟가락 먹을지 스스로 정하도록 했는데 처음엔 3숟가락, 2숟가락 하며 얘기하더니 어느새 한 번에 2숟가락 정도 먹는 거구나 하고 은근슬쩍 고정이 되던 찰나였습니다. 똑똑한 엄마는 조금 더 양을 줄여볼 생각이었는지 하루는 두 숟가락 받을래? 한 숟갈 받고 서비스받을래? 제안했더니 뭔지 아는지 모르는지 재미로 그러는지 손가락 하나를 쭉 펴고 .. 2021. 1. 26.
기억 대신 아이에게 남기는 풍경 어릴 때 가는 해외여행은 소용이 없으니 안 가느니 못하다? 어차피 기억도 못할 거니까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웃고 넘기지만 나는 아이의 기억 여부나 아이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기억력을 테스트해보자면 3살, 4살 때는 어제 함께 놀았던 것도 기억을 잘 못했던 것 같다. 5살이 되면서 그 기억력이 점차 길어지더니 일주일 전, 한 달 전에 있었던 인상적인 일에 대해서 기억하고 먼저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5살 이후부터 여행을 가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기억하지 못해도 생각보다 더 어릴 적부터 주변을 관찰하고 느끼고 공감하여 왔다. 여행을 가도 아이에게 이런 여행을 다녀왔노라 이런 체험을 했노라고 기억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중.. 2021. 1. 26.
시작 이 글을 읽고 있는 아빠들은 이미 좋은 아빠다. 육아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될까 고민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회도 당연히 육아의 공동 분담에 초점을 맞춰 진화해 가고 있다. 여기에 육아 스탬프라는 이름으로 남기고자 하는 것은 좋은 아빠로의 차근차근히 쌓아가는 증명이자 예비 좋은 아빠들의 참고자료로써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시작은 딸아이의 출산과 함께 아빠가 되면서이다. 정확히는 아빠의 역할이 시작된 것이지 좋은 아빠가 즉시 된 것은 아니다. 으레 그랬듯 더 나은 무언가가 되기 위해 책을 찾아보다 '파더 쇼크'라는 다소 파격적인 이름의 책을 보게 되었다. 그 책에서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몇 글을 옮겨 적으면서, Good Daddy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 2021. 1. 26.
그건 엄마 스타일이지 5살,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새로운 친구, 새로운 선생님과의 적응 시간이라는 것도 가지고, 우리 아이에 대한 사회적인 성격도 차츰 파악되고 있다. 내가 집에서 겪는 아이의 모습은 단편적이라는 사실에 무척 놀라고 있다. 집에서는 그렇게 까불고 텐션이 올라가 있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는 조용하고 모범적이고 소심한 아이였다는 것도 알았다. 우리 가족은 셋 다 A형이라 트리플 스몰 a라고 자칭하기도 하고, 셋다 물병자리라 그런지 성격이 꼭 닮은 구석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보면서 참 신기하기도 하면서 타고난 부분은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조금은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답답해 미치고, 나를 닮아 그런 것이라 자책이 들고, 가끔은 아빠 친구를 길에서 만나면 먼.. 2021. 1. 26.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해? 가끔 아이는 놀이를 하면서도 놀이가 잘 안된다(?)며 침울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날도 부엌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왜 그랬는지 부엌 놀이가 잘 안돼~ 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소파에 털썩하고 앉은 아이에게 웃으며 아무 생각 없이 한번 물어봤는데 "부엌놀이를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시원하고 짧은 대답 "실패하면 돼" 응? 어디서 뭘 들은 걸까? 5살 배기 대답이라고 하기엔 너무 철학적이지 않니? 누구나 어떤 일을 할 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실패하기 싫어서 더 도전하지 않고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은데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실패라는 단어를 꺼내는 5살 아이에게 참. 그렇지. 그렇게 수긍하고 감복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런 말을 어느 책에서 봤더라면 또 어느 작가가 쓴 '실패는.. 2020. 8. 22.
지하터널은 꼬부랑 길이라 더 빨리갈 수 있어 아이가 4살쯤 되던 어느 날에 버스를 타고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가던 길이었다. 잠실에서 수서 가는 길은 차도 많고 사거리 신호도 참 많은 길이라 갔다 섰다 참 답답한 길목이다. 그중에 지하터널이 하나 있어 신호를 받지 않아도 빠르게 내려갔다 올라올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내려간다~~ 올라간다~~ 하며 별것도 아닌 것에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아이가 된 듯 함께 신났었다. 문득 아이에게 지하터널은 왜 있는 걸까? 왜 지하로 버스가 다닐까? 이런 뉘앙스로 물어봤던 것 같다. 아이는 음~ 하더니 참 쉽게도 대답한다. "빨리 가려고" 지하로 가는데 왜 빨리 가? "음~ 꼬부랑 길이라 더 빨리 갈 수 있어" 그래 무릎 탁. 직선의 정의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사실이지만 상황과.. 2020. 8. 18.
아이의 눈 에 비친 엘사 유독 겁이 많은 아이려니 했다. 음악의 힘인지 Let it go를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는 무섭다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를 보고 그저 귀엽기만 했다. 이제 5살 초반, 겨울왕국 한편을 보는데 아빠 뒤로 숨는 것 몇 번, 눈물을 훔치는 것 몇 번, 귀 막고 눈 가리는 것 몇 번 무섭다는 아이에게 처음엔 그저 이건 그림일 뿐이야 텔레비전에서 나오지 않아! 라고 하며 위로 아닌 위로를 했더랬다. 그러고도 무섭다는 아이에게 결국 엘사, 안나가 잘 될 거라며, 한스 왕자는 나쁜 사람이었다며, 권선징악?이라는 5살 아이에게는 어려운 단어도 써가며 딴에는 설득을 해볼 참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눈에 비친 노래 부르는 엘사가 아닌 애니메이션 영화에서의 엘사는 어떤 모습일까? 유튜브에서 엘사가 .. 2020.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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