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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tamp

마법의 숫자 5.4.3.2.1

by pub-lican-ai 2021.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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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후반으로 가면서 이제는

들을 만큼 다 들었나 보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기는 물론

못 들은 척 하기의 고수가 되었다.

 

특히 목욕하기, 이 닦기, 침대에 눕기, 잠자기 등 

정상적이고 깨끗한 인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행위들을 하자고 할 때

어찌나 말을 안 듣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2가지 이유가 있다.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을 멈추고 다른 것을 하는 것에 대한 저항

나는 놀고 싶은데 저 행위들은 매일 잠자러 가는 단계로 할 때마다 나의 잠자는 시간이 다가온다는 인지

 

어른에게 잠자기란 휴식이자 내일을 위한 준비라면

아이에게 잠자기란 종료를 의미한다. 그들에게 내일은 없다. 오늘, 당장, 계속 놀고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른들은 그들의 잠자기 단계를 매일매일 수행하고,

1분이라도 더 빨리 재우려고 노력한다.

 

약속을 받거나 (이것만 보고 목욕하자)

회유를 하거나 (목욕하고 나오면 아이스크림 줄게)

거짓을 말하고 (이 닦고 또 먹으면 돼)

포기도 하며 (지금 안 오면 오늘 이 안 닦아줄 거야 알아서 해)

겁박도 한다 (이를 안 닦으면 세균이!! 바글바글)

 

여러 방법 중에 5살에게 통하는 방법은 

그때그때 아이의 기분을 봐가며 쓸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마법의 숫자 5.4.3.2.1. 이 보통으로 쓰일 수 있겠다.

 

다섯 셀 때까지 일등으로 오세요 (나름 선착순, 나름 존댓말이다)


오, 사, 삼, 이, 일~


어린이 집에서도 가끔 하는지 곧잘 알아듣고

바쁘게 움직이는 척 발을 동동 굴리는 게 귀여워서

일의 반~ 일의 반의 반~ 일의 반의 반의 반~

이렇게 오늘도 아빠는 세연이를 애타게 불러본다.

 


세연, 5살

Cover Photo by Marek Ok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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