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_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딜레탕트: 연구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존재. 즐긴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딜레토가 어원

 ㄴ 즐기다와 즐겁다는 같은 말인가? 즐겁지 않은 일도 즐길수는 있지 않나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시간이 없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친구를 만나거나 편지를 쓰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서 있을 시간, 가을 숲에 가서 낙엽을 밟을 시간, 시를 읽거나 부모님 산소에 갈 시간도 없다.

시간은 자꾸만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데 이를 복구시킬 방법이 없다.

 ㄴ 시간은 없는게 아니라 시간을 내기 싫은 것이다. 친구를 만나야 하는데 회사 일은 바쁘고 회사 일은 포기할 수 없으니 시간을 못낸다가 맞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은 곧 시계를 보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뜻도 된다

하지만 류비셰프는 시계를 보는 불행한 삶을 자발적으로 택하였다

 ㄴ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가 곧 시계를 보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류비셰프는 시계를 보는 불행한 삶을 자발적으로 택하였다가 맞다.

 

계획이란 시간을 분배하고 그 과정에서 생활의 질서와 조화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시간을 배당하면서 실제 실천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방법은 절대 실행될 수 없다.

 ㄴ 계획 잘 세우는 것도 능력이다.

 

우리 기억 속에는 보통 무엇이 담기는가? 이런 저런 사건들이다. 우리 인생은 사건으로 매듭이 지어지곤 한다.

하지만 매듭들 사이는 그저 텅 빈 공백으로 남는다.

 ㄴ 매듭만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류비셰프는 매듭 사이의 공백이 불안하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 같다.

 

때가 되었다. 이제 절대로 미루지 말고 즉시 일을 시작해야 한다

 

류비셰프가 얼마나 용감하게 시간에 맞섰는지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몸으로 시간을 느꼈다. 늘 요동치며 흘러가는 '현재'를 관리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는 시시각각 줄어드는 남은 생애를 정확히 헤아리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단 한순간도 헛되이 놓쳐버리지 않도록 온 정신을 집중해 지나가는 시간을 잡아 챘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해냈다.

그는 시간을 경건하게 여겼다. 어떤 시간이든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했다.

모두가 창작의 시간, 앎의 시간, 삶을 즐기는 시간이었다.

그는 시간 숭배를 실천했다.

 

인생은 길고도 긴 시간이다.

많은 것을 읽고 여러 언어를 습득하고 여행하고 음악을 듣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시골과 도시에서 살아보고 정원을 가꾸고 젊은이를 가르칠 수 있다

 

30분 정도는 시간으로 치지도 않는다.

그 어떤 방해 요인도 없이 순수하게 확보되는 긴 시간 만을 쓸모 있는 시간이라 여긴다.

그제야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소한 일들이나 상황 탓만 하기 일쑤이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온갖 일들, 우리 시간을 빼앗아가는 핑계거리는 얼마나 많은지!

그런 것에 모든 책임을 지우기란 얼마나 편리한지!

그렇게 구실만 찾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의 영혼이 형편없이 나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전혀 깨닫지 못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시간 보존의 법칙

 ㄴ 시간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 다른 형태로 보존되는게 아닐까? 그게 기억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 모든 면을 고루 갖추고 조화롭게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인류 역사는 평생 하나의 열정에 사로잡혀 살았던 불균형의 인간을 위대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ㄴ 류비셰프는 열정적인 영웅의 반대쪽이 아닐까? 악당쪽이 아닌 조화로운 훌륭한 삶 쪽으로 말이다

 

류비셰프는 자신의 특별한 삶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겼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1분 1초를 의미있게 살면서

이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여긴 것이 아니었을까?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