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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는 놀이를 하면서도 놀이가 잘 안된다(?)며 침울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날도 부엌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왜 그랬는지
부엌 놀이가 잘 안돼~ 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소파에 털썩하고 앉은 아이에게 웃으며 아무 생각 없이 한번 물어봤는데
"부엌놀이를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시원하고 짧은 대답
"실패하면 돼"
응? 어디서 뭘 들은 걸까?
5살 배기 대답이라고 하기엔 너무 철학적이지 않니?
누구나 어떤 일을 할 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실패하기 싫어서
더 도전하지 않고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은데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실패라는 단어를 꺼내는 5살 아이에게
참. 그렇지. 그렇게 수긍하고 감복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런 말을 어느 책에서 봤더라면
또 어느 작가가 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류의 글 이겠거니 했을 텐데
아이의 입에서 들으니 또 새롭다.
가끔 보면 아이가 환생을 했고, 예전 기억이 남아있나 싶을 정도로 기똥찬 말들을 하는 것들에 놀라
가볍게 어깨를 잡아 흔들며 묻기도 한다.
"너 5살 아니지? 너 다 알고 있는데 모른 척하는 거지?"
Cover Photo by Taylor Heer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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